"나만의 관측목 만들어 보세요"
기후 관측은 한곳에서, 같은 조건으로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서울기상관측소는 1933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종로구 송월동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주변 환경도 많이 변했다. "관측소가 처음 들어섰을 땐 주변에 산과 나무밖에 없었어요. 이제는 아파트 단지랑 높은 빌딩뿐이죠. 서울이 도시화하면서 관측 항목도 변했어요. 계절마다 나타나던 동물들이 자취를 감췄죠. 제비·종다리·뻐꾸기 같은 조류나, 뱀·개구리 같은 파충류가 관측 항목에서 사라졌어요."
환경이 바뀌면서 산 위에 남은 눈인 '관설(冠雪)'도 관측하기 어려워졌다. 도시화 이전에는 관측소에서 관악산 정상이 육안으로 잘 보였는데, 이제는 빌딩이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측 결과는 여전히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또 시민들이 나들이 일정을 잡거나 교통 상황을 예측하고, 농사 일정을 계획하는 데도 활용된다.
김 소장은 어린이 독자들이 계절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스스로 계절 관측자가 돼 보세요. 집 주변이나 학교 화단에 나무가 있죠? 나만의 관측목을 한 그루 점찍어 두고 늘 주의 깊게 보세요. 어느 날 꽃 몽우리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발아', 한 가지에 꽃이 세 송이 이상 피었다면 '개화', 80% 이상 피면 '만발'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나무 하나로 계절 변화를 맘껏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