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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화상 환자 멘토링 동화책 만든 화상 환자·가족

2019/01/17 15:14:35

화상 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베스티안재단은 2016년부터 화상 환자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동화 교육'을 진행했다. 김향이 작가의 지도 아래 화상 환자와 가족들은 아픈 사연을 동화로 만들었다. 3년 동안 총 18권의 동화책이 제작됐다. 김소미씨의 '세모 별 디디'는 특히 완성도가 높아 17일 정식 출판 됐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베스티안재단 사무실에서 지난달 자신만의 동화를 완성한 김애정(52)·문혜경(47)·박예림(23)·이세미(41)씨, 김향이 작가와 마주앉았다.

수술의 고통, 주변의 놀림… 동화로 치유

"동화에는 특별한 힘이 있어요. 서정적인 그림과 쉬운 글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죠. 주인공에게 공감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도 있고요." 김향이 작가가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7개월 동안 매달 한 번씩 만나 동화 쓰기 수업을 들었다. 서로 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십 번씩 탈고했다. 한성대학교 회화과 학생들은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줬다.

이세미씨의 '머리핀이 사라지던 날'이 큰 공감을 받았다. "제가 초등학생 때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어요. 한 남학생이 울퉁불퉁한 제 피부를 보더니 '파충류'라고 놀리는 거예요. 순간 참을 수가 없어서 머리채를 확 움켜쥐어버렸어요. 이 얘기를 하니까 다들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는지 '그럴 때 정말 화나지!' 하면서 맞장구쳤어요."

수십 번의 수술, 흉터가 보일세라 실내 수영장과 목욕탕에도 옷을 입고 들어갔던 경험, 가슴에 난 상처 때문에 출산 후 아기에게 젖 한 번 못 물렸던 기억 등을 말과 글로 토해냈다.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으면서 마음의 상처가 점점 옅어졌다.

"사람들의 시선, 여전히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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