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 전 세계 셰프와 펼친 초콜릿 대전(大戰)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는 호주에서 초콜릿을 공부할 때부터 '꿈의 대회'였어요. 세계 최고의 초콜릿 셰프를 뽑는 자리니까요. 언젠가 대회에 나가 제가 만든 초콜릿으로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어요. 대회 최종 순위가 발표됐을 때 그때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터져 나오더라고요." 지난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만난 김 셰프가 웃으며 이야기했다.
'초콜릿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초콜릿 공예 대회 중 하나다. 2005년부터 3년마다 파리에서 열린다. 프랑스·스위스·벨기에 등 초콜릿으로 이름깨나 날리는 나라의 스타 셰프들이 참여해 초콜릿 공예 실력을 겨룬다. 올해는 각 나라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22명의 셰프가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여해 승부를 펼쳤다.
"까다롭고 어려운 대회예요. 2박 3일간 총 7개 분야를 완벽히 소화해내야 하거든요. 초콜릿을 조각해 대형 예술 작품을 만들거나, 원산지가 다른 카카오빈을 섞어 최상의 맛을 내는 초콜릿 바를 만드는 식이죠. 분야별로 지켜야 할 규칙도 수십 가지가 넘어요. 초콜릿 바의 경우 무게는 500g을 넘지 않아야 하고 서로 다른 세 가지 맛이 한 번에 느껴지도록 제조해야 해요. 3년 내내 이 대회만 준비하는 셰프들도 많죠."
김 셰프는 지난 7월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섰다. 그는 "업무하랴 대회 준비하랴 지난 몇 달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대회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100페이지가 넘는 규정집을 외우고 또 외웠다"고 말했다. "연습하면서 완벽한 초콜릿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면 그렇지 않았어요. 속 재료 비율을 수십, 수백 번씩 바꿔 가면서 맛 테스트를 했습니다. 밤낮없이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보상받는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