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20년 전엔 방송 녹화해 간직했다면 요즘엔 앱으로 스타와 실시간 소통

2018/12/18 09:46:19

본방사수는 기본… 용돈 털어 택시 미행까지

지금이야 스마트폰만 꺼내면 아이돌 사진·영상을 마음껏 볼 수 있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달랐어요. TV 음악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나오면 팬들은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두고두고 봐야 했죠. '본방사수'는 필수였고요. 그룹 H.O.T의 21년 차 팬 하영옥(34)씨는 "TV에 '오빠'들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으면 방송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대기해 녹화했다. 녹화한 영상은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돌려봤다"고 말했어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아이돌 팬들은 몸으로 뛰면서 덕질을 했어요. 지방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콘서트·팬 미팅에 참여했어요. 택시를 잡아타고 아이돌 가수가 탄 차를 뒤쫓는 '택시 부대'도 있었죠. 1990년대까지만 해도 콘서트 티켓을 은행에서 팔았는데요. 새벽부터 티켓을 사려고 모여든 사람들로 은행 앞에 긴 줄이 만들어지는 풍경이 흔했답니다.

이젠 음원 차트도 챙겨야

2000년대 들어 팬들의 덕질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음반 판매량보다 음원 판매량이 중요한 시대가 됐거든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듣기 시작했죠. 재생 횟수 등을 비교해 음원의 순위를 매기면서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 순위를 올리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음원을 반복해서 스트리밍(재생)했어요. 이걸 '스밍족(스트리밍을 반복하는 팬)'이라고 부른답니다.

삼촌 팬의 등장도 2000년대 중반 나타난 변화예요. 2007년 데뷔한 걸 그룹 원더걸스는 노래 '텔미(Tell Me)'로 큰 인기를 끌었죠.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복고풍 안무로 화제가 됐습니다. 20~30대 남성들이 여기에 호응했죠. 10대 여성이 주를 이뤘던 아이돌 팬층이 점차 다양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소녀시대, 씨스타 등 걸 그룹과 가수 아이유 등이 '삼촌 부대'를 이끌고 다녔어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