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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2018/11/25 17:31:30

8개국서 참가… "한국이 좋아요!"

"밥 먹는데 친척이 물어요. '일본인은 왜 한국에 오면 김을 많이 사?'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일본 김은 맛없다'고 했어요. 저는 열 받아서 '일본 김이 더 맛있어요'라고 해버렸어요. 또 속으로 말했습니다. '김 말고는 살 게 없었겠죠!'"

야마사키 유미(39)씨의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2004년부터 우리나라에 산다는 그는 시어머니와의 일화를 전했다. "일본 김을 시어머니한테 선물하고 싶어요"라고 하자 누군가 휘파람을 불었다. 그의 말에는 '스므니다' 같은 일본 억양이 남아 있었다. 가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잠시만요"하고 멈추기도 했다. 그때마다 청중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대회에는 러시아·루마니아·방글라데시·베트남·우즈베키스탄·일본·중국·필리핀 8개국에서 온 외국인 11명이 참가했다. 미술 큐레이터로 일하러 왔다가 정착한 사람, 기계공학을 배우러 왔다가 아이를 낳고 사는 사람, 한국드라마에 빠져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 등 사연도 다양했다.

러시아에서 온 제니아(37)씨는 "강원도부터 경상도·충청도·전라도까지 전국 팔도에 안 가본 곳이 없다"며 고교생 딸과의 여행기를 들려줬다. 영남대 기계공학부 교수인 방글라데시 출신 하시라니 바라이(37)씨는 "삼겹살과 김치찌개, 잡채는 특별하다. 그중에서도 비빔밥은 최고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며 한식 사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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