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6 09:26:28
다만 단점도 드러납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책 ‘인간의 품격’에서 SNS가 만든 ‘거대한 자아’가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합니다. ‘성공 비결’과 편집된 모두의 ‘행복하고 멋진 모습’으로 가득한 SNS라면 더 그렇겠지요. 실패는 ‘나 자신이 부족해서’로 귀결됩니다. 심지어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팝스타가 되는 수준의, 극소수에게만 허락된 정도의 거대한 성공을 말합니다. 당연히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전반적으로 자신을 실패자라고 느끼게 되겠지요.
SNS를 통해 심해진, 아낌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공유하는 문화도 문제라고 데이비드 브룩스는 말합니다. 정말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자신을 보여주기에,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겁니다. 심지어 철없던 시절의 잘못이 평생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가 되곤 합니다. 유명인이나 그 자녀의 SNS 글이 평생 남는 낙인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이미 몇 번씩이나 봐왔습니다.
심지어 부모조차 이런 ‘과다한 자아’의 문화에 젖어 있다고 데이비드 브룩스는 주장합니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이 대표적입니다. 분명 지금 부모는 과거보다 자녀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부모는 자녀가 ‘대단해져야지만’ 사랑하게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물질적으로 거대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받아들인 덕분입니다. 지금 부모의 사랑은 크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성과급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입니다.
이런 불행한 세대의 시작이 ‘SNS’였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간의 품격’에서 뜻밖에 해답을 내놓습니다. 과거의 미덕을, 우선 부모부터 다시 돌이켜보는 겁니다. 물질적인 거대한 성공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높게 평가하던 시절. 과도하게 사생활을 공개하기보다 정말 친한 사람을 위해 사적인 이야기를 남겨두었던 시절. 거대한 성공을 꿈꾸기보다 자신과 주변인의 현실에 뿌리를 디디고 지루한 하루를 견디던 시절 말입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현재의 학생을 ‘앱 제너레이션’으로 통칭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변화가 빠른 한국에서는 저를 포함한 그 윗세대조차 ‘앱 제너레이션’과 ‘SNS’의 단점조차 이미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SNS가 만든 과다한 자아에 대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봐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