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일리는 매번 오른손에 '로봇 손'을 낀 독특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폴란드 증후군'을 앓는 바람에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세 개가 없고 엄지와 새끼손가락도 제대로 자라지 않아 공을 쥘 수 없기 때문이었죠. 키 121㎝, 여덟 살에 불과한 헤일리가 긴장한 기색도 없이 로봇 손으로 척척 공을 던지는 모습에 미국인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어린이조선일보가 한국 언론사 최초로 헤일리 양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램핑초등학교 3학년 헤일리는 한국 독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If I can do it, you can do it)"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로봇 손으로 던진 야구공
―축하해요. 기록을 세웠네요. 처음으로 시구하던 날을 기억하나요?
"네. 2015년 8월 17일이었어요. 오리올파크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팀을 위해 공을 던졌어요."
―그날 굉장히 떨렸겠어요.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설레고 신났어요!"
헤일리 가족은 모두 볼티모어 오리올스팀의 팬입니다. 2015년 5월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던 헤일리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제가 오리올스팀을 위해 시구를 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헤일리 손은 남과 조금 다르게 생겼을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곧 헤일리 사연을 담아 쓴 편지를 오리올스팀에 보냈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올스팀이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모든 팀에서 시구를 하는 기록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엄마는 "그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헤일리가 다른 분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후 다른 팀도 하나 둘 헤일리에게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나만의 특별한 손을 사랑해요"
―시구를 할 때만 로봇 손을 쓰나요?"아니요. 평소에도 착용해요. 로봇 손을 처음 사용한 건 네 살 때인 2014년부터예요. 시구를 하기 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