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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삼양초 '어린이 재난안전훈련'

2018/10/23 15:42:17

위급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임무 완료!

행정안전부와 교육부가 주관하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은 초등학생들에게 재난 대응 능력과 안전 의식을 길러주기 위해 지난 2017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5주간 재난 대응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재난 대피 지침서를 만든 뒤 이에 맞춰 훈련한다. 특히 마지막 훈련 날에는 해당 지역의 소방서와 경찰서, 보건소, 구청 관계자들까지 총집합해 현장감을 더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2배 늘어난 34개교를 대상으로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삼양초에서는 9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두 시간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학생 50여 명이 ▲상황팀 ▲대피 안내팀 ▲인명 구조팀 ▲응급 처치팀 ▲화재 진압팀 ▲현장 대응팀으로 임무를 나눠 최종 훈련일인 18일에 더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가방이나 책으로 머리를 감싸고 운동장으로 이동하세요!" "떠들지 말고, 학년별로 질서 있게 움직이세요!"

경보음이 울리자 학생으로 구성된 대피 안내요원과 현장 대응요원들이 가장 먼저 교실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눈에 잘 띄는 형광색 조끼를 걸쳐 입고 경광봉(빛을 내는 방망이)으로 출구 쪽을 가리켰다. 현장 대응팀에 속한 서지환(6학년) 군은 "친구들의 피난을 돕기 위해 대피 안내 방송이 나오자마자 있는 힘껏 뛰어나왔다"며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미리 대피 동선을 짜둔 덕분에 안전한 길로 친구들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소방차·경찰차까지 등장… 실제 상황 방불케 해

"상황실에서 알립니다! 본관 3층 교실에서 지진으로 인한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최초 발견자가 소화기로 초기 진화하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곧 소방차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상황이 잠잠해지려던 찰나, 2차 사고가 벌어졌다. 안내 방송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차 두 대가 학교 안으로 들어왔다. 다급하게 차에서 내린 소방대원들이 소방 호스를 꺼내 들고 학교 벽면에 물을 뿌렸다.

그 사이 강북구청과 강북구보건소, 강북경찰서에서 지원군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학생들은 이들을 도와 천막을 설치해 간이 중앙본부와 의료실을 꾸렸다. 다친 친구를 구조하는 일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피 도중 1층 계단에서 발을 헛디딘 남학생을 발견한 대피 안내요원이 호루라기를 불자 인명 구조대원 세 명이 뛰어갔다. 부상자를 들것에 눕혀 응급 처치팀에게 데려가는 인명 구조대원들의 목에 어느새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대책반장과 부반장이 최종 피해 상황을 발표하는 일을 끝으로 30분간의 모의 재난 훈련이 마무리됐다. 박건희(4학년) 군은 "한 달 정도 실제 상황처럼 몰입해 훈련하면서 우리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번에 배운 대피 정보를 우리 가족과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겠다"고 했다.


머리 감싸고 운동장으로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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