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 간직한 '개미슈퍼'
용산구 청파로85가길 31
"Unbelievable! More than one hundred years?(믿기지 않아요. 100년이 넘었다고요?)"
지난 20일 오후, 서울역 뒤편 골목길에 자리 잡은 개미슈퍼. 영국에서 배낭여행을 왔다는 닐 샘(31)씨가 개미슈퍼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개미슈퍼는 무려 120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골목길 터줏대감입니다. 9년 전부터 개미슈퍼를 이어받아 영업하는 5대 사장 차효분(63)씨는 "내가 우리 가게 맞은편 건물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적 개미슈퍼에서 100원짜리 과자와 사탕을 많이 사먹었다"고 말했습니다.
개미슈퍼는 자그마한 구멍가게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초콜릿 바를 7개 사가는 손님에게 라이터 한 개를 덤으로 쥐여주는 주인장의 '후한 인심'도 있죠. 슈퍼를 주로 찾는 손님은 동네 주민이지만 근처에 게스트 하우스가 많은 덕분에 외국인도 들릅니다. 개미슈퍼의 한쪽 벽면에는 외국인 손님과 주인장이 함께 찍은 사진들로 빼곡하죠. 차 씨는 개미슈퍼를 찾은 외국인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어 인연을 이어갑니다. "한 번 손님은 영원한 손님이 아니겠어요?" 차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