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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본군 성노예였다" 김학순 할머니 첫 증언 후 27년 만에'세계 위안부 기림일' 국가 기념일 되다

2018/08/13 15:25:30

"내가 살아있는 역사"… 용기 있는 증언이 세상을 바꿨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야. 엄마한테도 말 안 해. 방직공장 갔다 그래야지. 솜이불 덮고 매일 꿈같이 잤다고 할 거야."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간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눈길'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소녀들은 억울함을 알리는 대신 침묵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주변의 손가락질이 두려워서요. 실제로 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1945년 해방 이후 2차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상한 곳에 끌려갔다더라" "순결을 잃었다더라" 등 수군거림을 들으며 침묵을 강요받았죠.

'잊힌 역사'가 된 일본군위안부는 1991년 8월 14일, 한 용기 있는 할머니의 고백으로 되살아났습니다. "나는 김학순입니다. 나 같은 사람이 멀쩡히 살아있는데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이날 세계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습니다. "하루에도 7~8명의 남자가 방을 찾아왔다"는 김 할머니 말에 국민은 분노했습니다. "증거가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의 존재를 부정해 온 일본의 만행이 드러났죠.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고 문옥주·강순애·김대일 등 할머니의 고백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듬해인 1992년에는 수요시위가 시작됐죠. 할머니들은 매주 수요일 서울 주한국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 정부를 꾸짖고 국민에게 위안부의 역사를 알렸습니다. 수요시위는 지난 8일 1347회를 맞았는데요. 2002년 하나의 주제로 열리는 시위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한 시위로 기록된 뒤 매주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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