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맞춤형 보조 기구 국내 최초 제작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요? 제대로 걷지 못하던 동물이 제가 만든 보조 기구를 차고 다시 한 번 힘차게 뛰는 모습을 볼 때죠. 그땐 정말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벅찬 마음이 듭니다."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현 동물재활공학사가 말했다. 김씨는 2013년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에게 맞춤형 보조 기구를 제작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혼자였지만 지금은 직원 9명과 함께한다.
"원래는 대학에서 의지보조기학을 전공한 뒤 사람 의지(인공 팔다리) 보조기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동물재활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물에 걸려 꼬리를 잃은 돌고래에게 인공 꼬리를 달아주는 내용이었죠. 그 영상을 보고나니 어릴 때 키우던 고양이가 떠오르더군요. 문틈에 껴서 하반신 마비가 됐는데, 얼마 못 살고 하늘나라로 가버렸거든요. '그 고양이에게 사람처럼 의수족을 해줬더라면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즉시 인터넷에 '동물 의지 보조기' 등을 검색해봤다. 외국에는 동물 의지 보조기를 제작하는 전문 업체가 있었지만 한국에는 없었다. 미국의 여러 업체에 제작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1년간 보냈다.
"아무래도 기술이 노출될 수 있어 그런지 선뜻 답장을 주지 않더라고요. 그중 필라델피아의 한 기업에서 긍정적인 연락이 왔어요. 원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곧장 미국으로 달려갔죠. 사람 의지 보조기를 만들던 노하우 덕분에 금방 배울 수 있었어요. 6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의 회사를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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