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입 최고 스펙은 '교육과정' 될 것
현 고 1은 개정 교육과정 아래 공부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기존 방식대로 치러야 한다. 따라서 대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따라 과목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이라면 수능 출제 과목을 우선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등 학생부 위주 전형이라면 희망 진로(전공)에 맞는 과목을 골라야 한다. 유석용 서울 서라벌고 교무부장은 "앞으로의 대입, 특히 학종에서는 '교육과정'이 최고 스펙이 될 것"이라며 "자신이 지원한 학과에 맞춰 교육과정을 선택해 밟아온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경영학과 지망생이라면 확률과 통계, 경제 수학 등을 들어야 유리할 겁니다. 만약 공대 지망생이 '기하'나 '물리Ⅱ' 같은 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테고요. 학교에서 해당 과목이 운영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개설됐는데도 듣지 않았다면 입학사정관이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학종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과목 선택에 앞서 진로나 희망 전공을 먼저 설정해야 합니다."
사실 수능만 놓고 보면, 자연과학과정(前 이과)을 주로 이수할 학생들의 선택은 다소 명쾌하다. 기하나 과학Ⅱ 과목은 대입에서 반영하는 대학이 현재는 서울대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과학Ⅰ과목을 2학년에, Ⅱ과목을 3학년에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경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이 대학별로 발표되면 반영 과목 등을 살펴보고, 3학년 때 Ⅱ과목을 들을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장문성 종로학력개발원장은 "1학년 때는 자신이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은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며 "3학년에 들을 과목은 2학년 때 입시 준비 방법을 어느 정도 구체화한 다음에 결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학종을 준비하기로 했다면 전공과 관련된 중심 과목은 Ⅰ·Ⅱ를 다 듣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공대 가운데 토목·건축·기계공학과 등은 물리 Ⅰ·Ⅱ에 지구과학Ⅰ을 듣는 식이죠. 의대 입시생이라면 생명과학Ⅰ·Ⅱ에 화학Ⅰ을 선택하고요."
이미선 서울 세화여고 교무부장 역시 '진로'에 따른 선택을 강조했다. 예컨대 지리학자가 꿈이라면 사회과목에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고르고, 과학에서 지구과학Ⅰ을 선택하는 식이다. 다만 개설 과목이나 운영 방식은 학교별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교무부장은 "사실 소수 학생만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는 물리Ⅱ같은 과목은 학교에 개설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에는 여러 학교가 공동으로 개설하는 '연합형 교육과정'이나 '거점형 교육과정'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