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보고 시작한 일이 벌써 20년 훌쩍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고양이와 함께 자랐다. 그의 눈에는 고양이 특유의 걸음걸이, 눈동자, 수염의 각도까지 모든 것이 신기했다. '고양이 탐정'의 길을 걷게 된 것도 호기심 때문이었다. 1995년 우연히 발견한 '고양이를 찾는다'는 전단을 보고 시작한 일은 금세 입소문을 탔고 그의 직업이 됐다.
한때는 동물 단체와 함께 위험에 처한 도시의 고양이를 구조하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한번은 목줄이 살을 파고든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어요. 워낙 사람을 경계하는 탓에 서로 마주하고도 잡는 데 사흘이나 걸렸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김씨 손으로 구조되거나 집으로 돌아온 고양이는 2000마리를 훌쩍 넘는다.
"고양이 찾는 일은 생사(生死)의 문제"
김씨는 고양이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양이는 개와 달리 산책하는 동물이 아니다"라며 "사람의 품에 안겨 있어도 큰 소리가 나면 놀라서 뛰쳐나가 버린다"고 말했다.
"문을 함부로 열어놔도 안 됩니다. 나가면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부모님들이 어린 자녀를 함부로 집 밖에 못 나가게 하듯이 반려묘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적용돼야 합니다."
그에게는 '고양이를 찾아 달라'는 신고 전화가 하루 10여 건씩 쏟아진다. 그래서 '011'로 시작하는 옛 휴대전화 번호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가방을 둘러메고 의뢰인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