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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교육의 ‘상식’을 뒤집는 교육 데이터

2018/06/12 09:15:14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의 조건'이 거짓으로 드러난 예가 또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검색 데이터로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의 진실을 밝혀내는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를 썼습니다. 이 책에는 교육에 대한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옵니다.

뉴욕 최고의 공립학교 '써니힐'. 뉴욕의 학생이 가고 싶어 안달이 난 명문 고등학교입니다. 다비도위츠는 데이터를 분석해 정말 써니힐 학교가 학생을 성공하게 만드는지 확인했습니다. 써니힐을 아쉽게 탈락한 학생과 아슬아슬하게 써니힐에 합격한 학생의 이후 성과를 비교해본 거지요. 두 집단의 성적 차이는 거의 없고, 차이는 써니힐에 들어갔느냐 여부 뿐이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써니힐에 들어가느냐 마냐 여부는 성공 여부와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써니힐 입시에 아쉽게 탈락한 학생과 써니힐에 간신히 들어간 학생은 점수 차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이후 진로나 연봉도 비슷했습니다. 공부를 잘 한 학생이라 성공한거지, 써니힐에 합격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비도위츠는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교들을 기준으로도 같은 통계를 확인해봤습니다. 마찬가지로 차이는 없었습니다. 명문학교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있어서 명문 학교일 뿐, 명문 학교에 교육은 별 의미가 없었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도발적인 데이터입니다.

정말 인내보다는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더 중요할까요? 정말 명문대 졸업보다는,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 중요하고 명문대 타이틀은 아무 가치가 없는 걸까요? 혹자는 이 데이터는 미국에서 나온 데이터라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한국에서는 인내가 중요할 수도 있고, 한국에서는 명문대 졸업증이 정말로 성공을 담보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무도 이런 데이터를 '모른다'는 겁니다. 미국의 상식이 잘못되었듯이, 한국의 상식 또한 잘못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교육 정책을 짤 때, 대부분 사람은 상식에 기초해서 정책을 만들 겁니다. 우리의 상식이 잘못되었다면 정책은 반드시 잘못될 수밖에 없겠지요. 우리의 상식과 다른 교육 통계에 관심을 기울여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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