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3 10:32:12
이때 수험생은 ‘연계’라는 말을 ‘EBS 연계 교재와 거의 똑같이 출제한다’는 뜻으로 오해하면 매우 곤란하다. 그렇게 오해한 학생들은 EBS 교재를 마치 성경처럼 반복해서 공부하곤 한다. 이는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한 공부라면 모를까 수능 국어를 대비하는 방법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수험생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수능-EBS 연계 방식 및 유형’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습 방법 안내>라는 자료 속에 자세히 소개해 놓았다. 필자의 출제 경험을 보태어 이 글에서 수능과 EBS의 연계 방식 및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EBS 연계 교재를 공부하는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지문을 활용하는 유형
가장 대표적인 연계 방식은 바로 ‘EBS 연계 교재에 수록된 다양한 독서 지문이나 문학 작품의 일부 또는 전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학습 방법 안내>에서 예시로 든 것은 다음과 같다. 2018학년도 수능 국어 38번~42번 지문과 문항 세트는 2018학년도 수능-EBS 연계 교재 중 <수능완성 국어영역 국어>의 141~142쪽에 수록된 지문을 활용해 새롭게 지문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항을 개발한 사례다. 대다수 연계 문제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 문학 영역의 지문 활용
지문 활용 유형이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영역은 문학 영역이다. 우선 현대시의 경우에는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작품 중에서 약 80% 이상을 그대로 활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EBS 연계 교재에 실린 현대시 작품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아무래도 한 번 공부해 둔 시를 시험에서 만나면 심리적으로 안정도 되고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전시가와 고전산문, 현대소설은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지문의 앞부분, 또는 뒷부분이 약 20~30% 겹쳐지게 지문을 선택하거나 아예 해당 작품의 다른 부분을 지문으로 선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시가와 고전산문, 현대소설의 경우,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작품들은 전체 작품 해석, 또는 전체 줄거리 등을 숙지해 두어야 한다.
고전시가와 고전산문은 작품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고교 과정의 필수 작품을 한 번쯤은 공부해두어야 하고,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작품은 특히 작품 전체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현대소설은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작품의 줄거리와 주인공의 성격, 시대적 배경 등을 살펴두면 수능에서 해당 작품을 만났을 때 훨씬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
● 독서 영역의 지문 활용
독서 영역의 지문 활용 방식은 문학과는 조금 다르다.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지문을 그대로 가져다가 쓰는 경우는 없다. 독서 영역의 지문은 출제위원들이 직접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 영역에서 EBS 연계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연관되는 주제나 내용을 가져다가 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EBS 연계 교재의 독서 지문을 달달 외우다시피 공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글의 논리 전개나 구성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배경지식’ 차원에서 해당 지문의 주제를 폭넓게 이해해두는 것이 좋다. 가령 EBS 연계 교재에서 ‘초끈 이론’에 관한 지문이 나왔다면, 해당 지문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초끈 이론’과 연관성이 깊은 키워드인 ‘소립자’나 ‘양자 역학’, ‘쿼크’, ‘상대성 이론’ 등에 대해 개론적인 이해를 병행해두면 실제 수능을 치를 때 큰 도움이 된다. 해당 지문에 대해 약간의 개론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과 전혀 모르는 것과는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진다.
나. 핵심 제재·논지를 활용하는 유형
이 유형은 화법, 작문, 독서 영역의 문항을 출제할 때 활용된다. <학습 방법 안내>에 소개된 것처럼, 2018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국어 4번~7번의 화법·작문 융합 세트는 2018학년도 수능-EBS 연계 교재 중 <수능특강 국어영역 화법·작문·문법>의 128~129쪽에 수록된 지문의 핵심제제를 활용하여 작문 상황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항을 개발한 것이다. 즉, ‘자기소개서 초고와 실제 면접 상황’을 참고하여 문제를 출제한 것인데, 사실 화법, 작문 영역은 대체로 문제가 유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 제재를 연계 교재에서 보았다고 해서 문제 풀이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독서 지문을 만들 때 핵심 제재나 논지를 가져다가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EBS 연계 교재의 독서 지문은 정독하면서 핵심 제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 ‘자료 활용 유형’, ‘문항 아이디어 활용 유형’, ‘개념·원리 활용 유형’
사실 EBS 연계 교재의 연계 방법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방법은 앞에서 언급한 (가)과 (나) 유형이다. 지금 설명할 나머지 세 가지 활용 유형은 문항을 출제 시 연계 방식으로는 유용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EBS 연계 교재를 공부할 때에는 그다지 고려할 필요가 없는 원론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항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유형의 문항을 수능에 출제하려면 평가원에서는 6월 모의고사에서 시범적으로 출제해 일종의 ‘예고’를 한다. 따라서 굳이 EBS 연계 교재에 실린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당해 연도 수능의 출제 경향은 6․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통해 파악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