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한 줄로 시작된 전쟁
시리아 내전은 한 줄의 낙서에서 비롯됐다. 2011년 3월 시리아 남부 도시 데라에서 4명의 학생이 담벼락에 휘갈긴 '이젠 당신 차례야, 닥터'라는 글귀 때문이다. 닥터는 영국에서 안과 전문의를 전공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칭했다. 아사드는 197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아버지로부터 2000년 대통령직을 물려받아 40년 넘게 독재 정권을 유지해온 장본인. 시리아 정부는 시위하던 학생들을 체포해 고문했고,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하며 난폭하게 진압했다. 시리아 국민은 분노했고, 시위 세력은 반군을 조직해 내전에 돌입했다.
내전이 확대된 건 이슬람 종파 다툼을 하던 이웃 국가들이 개입하면서다. 특히 이란은 시리아 정부와 같은 시아파라는 이유로 민병대 수천 명을 수도 다마스쿠스에 파견, 반군과 전투를 벌였다. 또 다른 시아파 국가인 이라크·레바논도 정부군을 지원했다. 반면 시아파와 앙숙인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을 도우며 이에 맞섰고,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은 오랜 갈등 관계인 이란을 겨냥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에 뛰어든 건 2014년부터다. 미국 주도의 영국·프랑스 등 국제연합군은 시리아에 거점을 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한다며 우회적으로 전쟁에 개입했다. 2015년 2월에는 터키가 뜻을 함께하면서 반군 지원에 나섰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러시아의 참전 명분도 IS 소탕이었지만, 그해 9월 30일 러시아는 IS가 아닌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를 공습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오랜 우방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