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4 16:01:01
◇양심 지킨 일본인 학자, 독도 연구로 살해 협박도
"누가 뭐라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게 진실을 추구하는 학자로서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물론 한국이고요(웃음)."
지난 22일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만난 호사카 소장은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했다. 독도 관련 서적과 각종 고지도가 벽마다 빼곡하게 들어찬 그의 연구실은 일요일에도 불이 밝았다. "독도가 조선의 영토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료를 최근 발견해 야근이 잦다"고 했다.
호사카 소장은 독도와 관련해 첫손에 꼽히는 전문가다. 지난 20년간 펴낸 관련 서적만 10여 권. 일본 방방곡곡을 뒤져 찾아낸 고지도 17점을 모아 2005년 쓴 '일본 고지도에는 독도가 없다'는 지금도 학계에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인다. 외교부 독도대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독도를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한다.
호사카 소장이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95년의 일이다. 일본 문화에 관한 그의 교양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의 질문이 계기가 됐다. "교수님, 독도는 한국 땅입니까? 일본 땅입니까?" 수업과 관계없는 질문이었지만, 호사카 소장은 머리칼이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독도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한국과 일본이 이 조그만 섬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정도만 알았죠. 그래서 '솔직히 잘 알지 못한다. 공부해서 대답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선생의 도리를 다하려고 시작한 공부가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네요."
호사카 소장은 2002년 처음으로 독도 관련 논문을 냈다. 오래전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독도의 영유권은 한국에 있다'는 것이었다. 1800년대 일본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태정관이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과 관계없는 섬으로 명시한 공문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밝혀내 학계를 들끓게 했다. 일본인 학자가 독도를 한국 영토로 인정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일본 사람이 어떻게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실제로 어떤 단체는 '죽이겠다'고 협박도 했고요. 하지만 학자로서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 운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