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최보배(경기 수원 광교중 1) 양이 말했다. 최 양은 올해로 4년째 성우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은 동요 '상어가족'과 애니메이션 '엉뚱발랄 콩순이와 친구들'. 이 중 '상어가족'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억 건을 돌파할 만큼 인기다.
◇"꾸미지 않은 제 목소리로 유치원생 연기했어요"
"제가 부른 노래가 주목받으니까 신기하고 뿌듯해요. '상어가족'이 이 정도로 뜰 줄은 몰랐어요. 텔레비전이나 포털 사이트에 자주 등장하는 걸 보고 나서야 인기를 실감했죠. 그런데 이 노래를 즐겨 듣는 제 주변 사람들도 아기 상어가 제 목소리인지 잘 몰라요. 녹음된 목소리와 실제 목소리랑 달라서 그런가 봐요(웃음)."
최 양이 성우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광고 촬영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를 따라 케이블 채널 니켈로디언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스폰지밥'(니켈로디언)의 크리스마스 특집 광고 촬영에 참여했다. 당시 음악감독의 눈에 들어 이듬해 '풍선코끼리 발루뽀'(EBS) 주제가를 부르게 됐고, 4학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우 세계에 발을 들였다.
"목소리가 맑고 귀엽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성우로 일하려면 목소리나 연기 실력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자분들이 어려운 요구를 하셔도 무작정 '못하겠다' 하기보다는 '해보겠다'고 말해요. 그리고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죠. 그 점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지금껏 참여한 작품은 1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15년부터 올 초까지 연기한 '엉뚱발랄 콩순이와 친구들'(애니맥스) 시리즈다. 최 양은 시즌 2~4에서 주인공 콩순이를 맡았다. 처음 도전한 애니메이션 더빙인 데다 실제 나이보다 어린 유치원생을 연기해야 하는 일이라 만만치 않았다.
"콩순이의 목소리는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목소리예요.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목소리가 달라져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억지로 쥐어짜면 예전 같은 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듣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목에도 무리가 가잖아요. 자연스럽게 말하되 말투에 귀여운 느낌을 주기로 했죠."
◇목소리 분석 위해 바닥에 누워 대사 연습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