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창 한 달 전부터는 삼시 세끼 고기만 먹었어요"
"제 소리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엔 무척 떨었는데 중간 중간 관객분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셔서 점점 긴장이 풀렸어요. '이제 좀 제대로 놀아볼까' 할 때 공연이 끝나서 좀 아쉬웠습니다(웃음)."
지난 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김준수를 만났다. 완창이라는 어려운 산을 넘은 뒤라서인지 편안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그가 이번에 공연한 수궁가는 가사만 A4 용지 40쪽에 달한다. 완창에 걸리는 시간은 총 3시간.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외워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긴 시간 온 힘을 다해 노래하면서 연기까지 곁들여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공연을 앞두고 한 달 동안은 몸에 좋다는 건 다 찾아 먹었어요. 소, 돼지, 오리 등 온갖 고기를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었죠. 고기를 먹은 날과 안 먹은 날 소리 할 때 나오는 힘이 확실히 다르거든요. 근데 당분간은 고기 냄새도 맡기 싫네요(웃음)."
김준수는 이번 완창을 위해 6개월간 소리 공부에 매진했다. 작년 여름에는 휴가 기간 산에 들어가 '산 공부'를 했다. 아침부터 해 질 녘까지 계곡에 앉아 수궁가를 부르며 온전히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완창은 소리꾼의 숙명이에요. 다섯 바탕 중 한 바탕 끝냈으니 이제 시작이죠. 마흔 살이 되기 전 다섯 바탕 완창을 모두 들려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