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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로봇 '쉘리' 개발한 대학생들

2018/03/30 09:37:29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 교정을 위해 개발

이수민씨는 "쉘리는 우리가 네이버 로봇 연구소에서 함께 인턴 생활을 하면서 생각해낸 로봇"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 만난 아이들이 로봇을 툭툭 치고 발로 차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미래에는 로봇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텐데, 아이들이 호기심 때문에 로봇을 괴롭힌다면 문제가 될 것 같았어요. 로봇을 괴롭히는 행동을 막을 순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로봇 개발에 몰두했다.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을 감소시킬 방안에 대해 토론한 끝에 '동물' 모양으로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장선호씨는 "어린이 대상 로봇이니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동작이 느린 '거북'을 생각해냈다"고 했다. "아이들이 때리는 행동을 할 때 거북이가 몸을 움츠리도록 만들면 딱일 것 같았어요. 이름도 거북이 등딱지를 뜻하는 'shell'에 'y'를 붙여 Shelly(쉘리)로 정했죠."

쉘리는 아이들이 로봇을 대하는 방식, 즉 쓰다듬느냐 때리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쓰다듬으면 빛을 내며 발을 흔들고, 때리면 등딱지 속에 몸을 숨긴다.

"아이들이 쉘리를 때렸을 때, 등딱지 속에 몇 초 동안 숨어 있는 게 좋을지 결정하는 게 꽤 어려웠어요. 7초는 짧았어요. 머리와 다리가 금방 다시 등장하는 게 신기해서 아이들은 로봇을 더 때렸거든요. 28초는 길었어요. 쉘리가 다시 움직이길 기다리던 아이들은 흥미를 잃고 다른 데로 가버렸죠. 아이들의 행동을 바꾸는 데는 '14초'가 가장 효과적이었어요."(장선호씨)

쉘리의 초기 모델은 '초콜릿 알'을 낳을 수 있었다. 쉘리를 쓰다듬으면 뒤꽁무니에서 초콜릿이 나왔다. 하지만 곧 이 기능을 제거해야 했다. "초콜릿 알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했어요. 아이들이 알이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려고 거북이를 뒤집어보고, 손을 넣어서 강제로 초콜릿을 빼가려고 했어요. 오히려 폭력 행동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겨서 알 낳기 기능을 뺐어요(웃음)."(최장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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