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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스크래치 교육의 명과 암

2018/03/22 09:34:33

스크래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교육용 도구 중 하나이다. 총 사용자는 약 2600만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며, 이들은 현재까지 2900만여개의 프로젝트를 공유했고 430만개의 스튜디오를 생성했다. 시장 점유율이 제일 높은 국가는 미국이다 (46%, 1600만명). 2위인 영국이 8.3%, 3위인 호주는 3.8%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2.1%, 약 528,000명의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크래치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본인들의 결과물을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구글에서 발표한 리서치 결과는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한다. 이들은 39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크래치 수업을 진행한 후 7일 뒤에 설문 조사를 했는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니?’라는 질문에 교육 전에는 48%가 ‘Yes’라고 응답했지만, 교육 후에는 69%로 그 수치가 급증하였다. ‘나는 코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대답한 학생은 교육 전에는 38%였지만 스크래치 교육 후에는 74%로 약 2배 가량 올라갔다.  

하지만 스크래치는 단점 또한 분명하다. 8-16세가 권장 대상이긴 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학습 속도가 상당히 빨라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 이상부터는 단순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그 목적이 교육 자체이고 플래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직접 코딩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블록 형식으로 만들어진 코딩들의 순서만 고려하여 앞 뒤로 잇는 활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래치가 국내 코딩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다. 이는 표준화된 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교사들의 부담이 적어지고, 모든 교육기관들이 스크래치를 사용하면 동일 기준에 의한 시험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이 향후 직업을 갖게 되었을 때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보다 실용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필자의 추천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스크래치로 코딩 교육을 시작하되, 초등학교 5학년 이상부터는 GameMaker나 Unity같은 소프트웨어로 게임을 만들면서 좀더 상위레벨의 코딩 교육을 접하는 방식이다.

이미 미국 등 코딩교육을 일찍 시작한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SW 교육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게임을 통한 코딩 교육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원하는 규칙대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하게 코드를 짜며 끊임없이 사고하게 된다. 이러한 학습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단순히 코딩 능력뿐만 아니라 어떻게 코드를 짤지 고민해보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도 기를 수 있다. 여기에 학생들 여럿이 서로 의사 소통하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협동심과 리더십까지 겸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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