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잡고 탁구장 갈 때가 제일 신나요"
"이번 대회는 깁스를 풀고 나간 첫 대회였어요. 오른쪽 팔에 피로골절이 와서 한 달간 깁스를 하느라 제대로 된 연습을 거의 못 하고 나갔죠. 그래서 우승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고 오자고 다짐하고 나갔어요. 그냥 열심히 쳤는데 우승까지 해서 행복해요." 준성이가 웃으며 말했다.
준성이는 현재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남자 6학년부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껏 랭킹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평소보다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간 이번 대회에서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랭킹 3위 친구랑 붙은 준결승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경기 도중에 드라이브를 날리다가 팔목을 살짝 삐끗했거든요. 아파서 처음 두 세트를 다 졌어요. 한 세트만 더 내주면 지는 건데 갑자기 오기가 생겼어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음을 가다듬고 맞은편에서 날아오는 탁구공에만 정신을 집중했더니 아픈 것도 안 느껴졌어요. 결국 역전승했죠."
준성이에게는 '탁구인'의 피가 흐른다. 2008 베이징올림픽 탁구 단체전 동메달과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쥔 오상은(40) 선수가 그의 아버지다.
"일곱 살 때 아빠를 따라 탁구장에 처음 나갔어요. 작은 탁구공을 받아치는 모습이 재밌어 보였어요. 아빠를 졸라서 그때부터 탁구를 시작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놀이터에서 놀 때 저는 탁구장에 나와서 어른들이랑 탁구를 했어요. 지금도 아빠 손잡고 탁구장 나가는 주말이 제일 신나요(웃음)."
◇일주일 내내 손에서 라켓 놓지 않는 '노력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