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0 09:32:25
교육 위주로 동네를 평가해 부동산 정보를 주겠다는 목표를 세운 스타트업이 있다. 대학 리뷰 사이트이자 학교 리뷰 사이트, 학군 리뷰 사이트 Niche다. 루크 스커맨(Luke Skurman)은 2002년, 카네기 말론 대학교 학생 시절 대학 리뷰 서비스를 창간했다. 본인이 자신에게 맞는 대학교를 찾는데 고생했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서비스였다.
처음에 이 리뷰 서비스의 이름은 College Prowler였다. 대학 리뷰에 집중한 서비스였던 셈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몇 번이나 변화를 거쳐야 했다. 우선은 대학 정보를 담은 잡지를 출간했다. 책으로는 도저히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없게 되자 2007년부터는 유료 구독 웹사이트로 전환했다. 하지만 규모 있는 사업이 되기는 부족했다. 고민 끝에 2009년부터는 무료 웹사이트에 모든 정보를 올렸다. 대학교가 프리미엄 계정을 만들어 학교를 알리는 대가로 돈을 벌겠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이 웹사이트는 Niche로 이름을 바꾸었다. 대학 리뷰만으로 그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우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기관으로 정보 대상을 넓혔다. 심지어 사는 곳, 즉 학군의 정보까지 제공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정보를 무료로 공개한 만큼 유저 수가 늘었다. 이 유저에게 리뷰,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많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현재 Niche에는 연간 5천만 명의 유저가 방문한다. 1억 2천만 개의 리뷰, 별점 정보가 있다. 다루고 있는 대학은 7천 개, 학교는 13만 개, 다루고 있는 동네는 9만 8천 개에 달한다. 미국 굴지의 교육 정보 사이트로 발돋움한 셈이다. 덕분에 최근에는 6천 6백만 달러 시리즈 B 투자까지 받았다.
Niche의 사례를 한국에 단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최고의 대학이 무수하게 많은 곳이다. 나라가 넓어서 실제로 모든 좋은 학교를 돌아다녀 보면서 좋은 학교를 확인할 수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하버드 대학교만 해도 인문, 경영이 아닌 공학이라면 최고의 학교라고 볼 수는 없다. 전형도 다양하다. 한국처럼 대학의 서열이 나누어져 있고, 반나절이면 전국 대다수의 대학교에 방문해볼 수 있는 환경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만의 문제를 미국의 맥락에 맞춰서, 기술만이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한국도 한국 맥락에 맞게, 기술만이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미국 사회에 맞춰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Niche에 관심을 기울여봄 직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