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은 강릉역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1992년 설립된 이곳은 참소리축음기박물관과 에디슨과학박물관 두 개의 건물로 나뉜다. 입장권 한 장이면 두 곳을 전부 둘러볼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자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가득했다. 윤종익(47)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상무는 "매년 5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며 "특히 요즘에는 방학인 데다 서울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이 개통되면서 관람객 수가 더 늘어났다"고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에디슨과학박물관. 에디슨이 만든 발명품 3000여 점으로 꾸며져 있다. 1879년 세상에 내놓은 탄소 필라멘트 백열전구가 대표적이다. 최초의 전구는 아니었지만, 전구의 상용화와 대중화에 기여한 발명품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전구마다 윗부분이 '참외 배꼽'처럼 톡 튀어나와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내부의 공기를 주사기로 빼낸 뒤 손으로 마무리하다 생긴 흔적이었다. 공기가 없는 진공상태일 때 필라멘트의 수명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이 전구는 양초 15개에 해당하는 밝기로 15시간 정도 빛을 냈다"고 말했다.
동선을 따라 걷다 보니 의외의 발명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족을 아끼는 마음에서 고안해낸 '와플 기계'와 세계 최초의 '말하는 인형'도 있었다. 말하는 인형은 에디슨이 1889년 딸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배에 소형 축음기를 넣어 웃거나 우는 소리를 내도록 했다. 와플기는 매번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부인의 손을 덜어주기 위해 1915년 제작됐다.
1913년 선보인 사상 첫 전기자동차 '일렉트릭 배터리 카'는 남학생들에게 인기였다. 이곳 외에는 미국 헨리 포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중품이다. 해설사는 "500㎏에 달하는 배터리를 싣다 보니 차의 최대 시속이 35㎞에 불과했다"며 "싸고 성능 좋은 휘발유 차에 밀려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877년 에디슨이 만든 최초의 축음기 '틴 포일'도 볼거리다. 축음기는 소리를 저장해 들려주는 기계. 에디슨은 양철 포일(틴 포일)을 씌운 원통에 바늘이 붙은 송화기를 연결해 축음기를 완성했다.
송화기에 대고 말을 하면 음파의 진동이 바늘 끝으로 전해져 포일에 홈을 내게 된다. 이후 기록된 흠집을 따라 바늘이 떨리면서 그 진동을 나팔관으로 증폭, 소리를 들려주는 원리다. 축음기가 발명된 뒤 사람들은 같은 소리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