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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입 자소서에 'ㅋㅋㅋㅋㅋ' 추적해보니…경쟁률 뻥튀긴 고교생 결국 모두 탈락

2018/01/12 15:20:41

적발된 지원자는 국가보훈대상자 자격으로 6개 대학 고른기회전형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학생이 지원한 학교는 정상적인 수준보다 2배 가량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를 들어 건국대 고른기회전형Ⅰ(국가보훈대상자 대상) 전기전자공학부는 2명을 선발하는데 모두 18명이 지원해서 9:1의 경쟁률을 보였다. 허수아비 지원자 5명이 없었다면 실제 경쟁률은 6.5:1 수준에 머물렀을 거라는 것이 대학 측 설명이다.

홍익대의 경우 1명 뽑는 국가보훈대상자 전형 전자·전기 공학부에 총 10명이 지원했다. 여기서도 허수아비 지원자 5명이 경쟁률을 크게 올려, 실제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을 높였다. 입시계에서는 이 수법을 ‘펌핑(부풀리기)’라 부른다.

건국대 입학처 관계자는 “경쟁률 제공 서비스를 악용해 지원 1~2일 차에 경쟁률을 부풀려 다른 학생들에게 혼선을 줬다”며 “특히 지원자 배려 차원에서 전형비를 받지 않는 것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질러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도 “이는 정당한 입시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원자는 부모님과 함께 각 대학을 찾아가 “대학 결정에 따르겠다”는 서약서를 썼고, 결국 각 대학 수시 모집에서 자동 탈락했다. 서울 지역 한 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이 학생은 당연히 불합격 처리됐지만, 대학 차원에서 별도로 징계할 방법이 없다”면서 “내년에 이 학생의 재지원한다고 해도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고른기회전형 부정…자격 조건 악용

고른기회전형 모집인원은 2016학년도 3만9316명, 2017학년도 3만9083명, 2018학년도 4만306명, 2019학년도 4만3371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하면,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른기회전형은 자격요건 문턱만 넘는다면 대입이 사실상 ‘통과’되기 때문에, 부정입학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일정한 자격이 갖춰져야 지원할 수 있고, 선발 인원도 적은 고른기회전형은 일반 지원자가 관심을 잘 두지 않기 때문에 허점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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