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남달랐던 체력… 초등생때 40㎏ 밤 포대 번쩍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최를 두 달여 앞둔 지난 28일, 충남 공주에서 신의현 선수를 만났다.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그는 마운틴 보드(눈이 없는 도로에서 스키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를 타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훈련 마치고 며칠 전에 귀국했어요. 일주일 뒤에 또 나가요. 독일, 핀란드, 이탈리아를 돌며 경기도 하고 훈련도 할 예정이에요. 원래는 출국 전까지 푹 쉬어줘야 하는데 몸이 근질거려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요(웃음)."
신의현은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다.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크로스컨트리(1·10·15㎞)와 바이애슬론(7.5·12.5·15㎞) 등 모두 6개 종목에 출전한다. 주종목은 크로스컨트리(15㎞). 지난해 우크라이나 리비프 월드컵 금메달, 독일 핀스테라우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값진 성과를 냈다. 현재는 라이벌인 막심 야로비(28·우크라이나) 선수와 세계 랭킹 1위를 다투고 있다.
"우리나라가 30년 가까이 패럴림픽에 참가하고 있는데 아직 금메달이 없잖아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라 많은 분이 저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깨가 무겁지만 '한 번 일을 내봐야겠다'는 마음도 들어요(웃음)."
스키 경력은 2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정확히는 2015년 8월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나이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설원 위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보다 강한 체력 덕분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밤 농사를 지었어요. 매일 산을 타면서 40㎏짜리 밤 포대를 실어 날랐죠. 저보다 훨씬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이때의 경험 덕분이 아닐까요. 저는 건장한 외국 선수들을 보면 항상 속으로 다짐해요. '충청도 시골 아저씨의 힘을 보여주겠다'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