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명이의 설명이 끝나자 다들 서희를 봤다. 대부분 잘 맞는다며 신기해했지만 실망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러자 서희가 한마디 했다.
"이런 것은 재미로 하는 거야. 실망할 필요 없어. 테스트 결과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는 게 나아. 난 그러거든."
해명이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이왕 재미로 하는 거, 하나 더 해 줄게. 사자, 말, 원숭이, 소, 양. 이렇게 다섯 마리의 동물이 있어. 사막을 지나다가 힘이 들어서 한 마리씩 놓고 가기로 했지. 어떤 동물부터 놓고 갈지 순서대로 말해 봐."
다들 재미삼아 한다면서도 시험을 치듯 진지한 얼굴들이었다
"이건 아주 힘들 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무엇부터 포기하는지를 알아보는 테스트야."
서희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양, 원숭이, 소, 말. 그리고 사자는 끝까지 데리고 갈래."
우리는 해명이의 해석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해명이는 궁금해하는 우리를 보며 웃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더는 물어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수업 시간 내내 궁금해서 해명이만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