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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택배로 수리 맡겨그는 한 달 평균 100대의 카메라를 고친다. 작업실 한쪽 택배 상자에 쓰인 주소들을 보면 경기 이천, 강원 태백, 부산, 제주 등 다양하다. 미국에서도 수리를 맡겨온다.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 보니 입소문이 났나 봐요. 저는 인터넷에 글 하나 올릴 줄 모르는데, 손님들이 자꾸 인터넷에서 보고 왔대요. 필름카메라 애호가들이 워낙 많으니까 정보를 주고받나 보더라고요."
수리점 간판에 적힌 '삼성사'는 이씨의 모교인 삼성초등학교에서 따온 이름이다. 카메라 제조사에서도 고쳐주지 않는 오래된 모델도 삼성사를 거쳐 가면 새것처럼 생생해진다. 중고 카메라를 거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충무로 삼성사에서 점검받았다'는 문구가 품질보증서 역할을 한다.
그가 작업실 한쪽 벽을 차지한 노란 빛깔의 서랍장으로 안내했다. 가로 6칸, 세로 15칸의 대형 서랍장은 그의 보물창고다. 서랍마다 부품 모델을 하나하나 써 붙여 놓았다.
"한의원에서 쓰는 약재 서랍장이에요. 카메라 부품을 보관하기 제격이죠. 찾기도 수월하고요. 오동나무로 만들어져서 곰팡이도 생기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