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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서도 즐겨 써” vs “잘못된 표현, 사과해야 할 일”
“급식체는 초·중·고등학생 모두 즐겨 씁니다. ‘무한도전’이나 ‘런닝맨’과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고요. 방송에도 나오는 표현을 어린이가 쓰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요?”
찬성 측 편희원 양이 포문을 열었다. 편 양은 TV 프로그램에서 “인정? 어 인정”(인정하느냐? 인정한다)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하는 사실) “○○하는 각”(○○이 분명한 상황) 등 급식체가 사용된 전례가 있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함께 찬성 측에 선 김태희 양도 “tvN ‘SNL 코리아’에는 ‘급식체 특강’이라는 코너까지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즐겨 사용한다는 증거”라고 거들었다.
반대 측은 “아무리 TV 프로그램에 나온 말이라고 해도 무분별하게 따라 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차서연 양은 “나쁜 말을 썼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내보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시작 전에 ‘시청자에게 사과한다’는 자막이 나올 때가 있다”며 “어린이가 보는 프로그램에 급식체가 등장한 것은 오히려 제작진이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장현준 군도 “‘SNL 코리아’는 15세 이상 관람가”라면서 “어린이가 봐선 안 될 프로그램을 예시로 든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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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체는 일시적인 문화 현상에 불과?… 반대 측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교실에 이어 방송까지 장악한 급식체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찬성 측 유한비 양은 ‘재미’를 꼽았다.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철준 군은 “급식체는 10대만의 고유한 문화이며, 또래끼리 친밀감을 쌓도록 도와준다”면서 “아이돌 가수를 좋아했던 학생이 어른이 되면 아이돌에 흥미를 잃는 것처럼 급식체도 한때의 유행일 뿐,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현수 양은 급식체가 유행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아 반대 의견을 내놨다.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면 사용을 막아야 합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욕을 하면 선생님한테 혼나는데, 욕을 급식체에 섞어서 쓰면 (선생님이) 잘 알아듣지 못해서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심한 욕설이 담긴 급식체가 많습니다.” 최현규 군도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며 “어릴 때 나쁜 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돼서도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