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례로 명지대 사회과학대학 정후보는 정치후원금 요구 논란으로 사퇴하는 일이 빚어졌다. 지난 20일 페이스북 페이지 ‘명지대 대나무숲 LTE’에는 정후보가 한 학생에게 ‘회장이 되면 자리를 줄 테니 정치후원금 200만원을 달라’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SNS에는 수십 개의 반박·재반박 글이 올라오면서 학생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 정후보는 사퇴 이후에도 “대자보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대자보를 올린 사람을 고소했다”고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한 재학생은 “관련 글이 수두룩하게 올라와 이제는 읽기도 지친다. 이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는 지난주부터 대자보 네거티브 공방전이 한창이다. 특정 후보 사퇴요구부터 공약 비판, 부정선거 고발, 선관위 회칙오류 지적 등 대자보와 게시글이 올라왔다. 공약의 타당성을 검증하기보다는 후보의 인성을 비난하고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식이었다. 익명의 학생은 “네거티브가 극에 달했다”며 “정치인들의 악행이 우리 학교 선거에 그대로 세습돼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 출마자 단 한명도 없는 총학·단과대학 선거 다수그 결과 일부 대학은 후보자 미등록 및 투표율 저조로 파행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4일 중앙선거 후보자 등록마감을 공고한 가톨릭대는 총·부총학생회장을 비롯해 각 단과대학생회장, 총동아리연합회장 입후보자가 ‘0명’이었다. 총학생회장 지원자가 없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이처럼 전체 단위에서 출마자가 없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다.
연세대는 1961년 총학이 발족한 이후 56년 만인 올해 역대 처음으로 ‘총학 없는 1년’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치러졌던 2017학년도 총학 선거에는 입후보자가 없어 투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올해 3월 보궐선거가 열렸으나 투표율은 26.98%로 선거 성립 기준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 24일 투표율 50%를 넘겨 간신히 총학선거가 성사됐긴 했지만, 1년 동안 총학이 없던 후유증이 쉽게 가시진 않을 거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