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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바탕엔 언제나 '사람'… 선물하는 마음으로 만들죠

2017/11/26 16:38:43

◇"디자인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2년 완성한 '박물관 나들길'이다. 박물관 나들길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지하철 4호선 이촌역을 잇는 255m 길이의 지하보도다. 김 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디자인을 의뢰받아 기뻤다"고 했다. "단 4시간 만에 콘셉트를 정했어요.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하니 태극기의 태극 문양과 사괘(四卦)가 바로 떠올랐거든요. 그대로 벽과 바닥을 꾸미기로 했죠. 지금도 연간 300만~400만명이 이 길을 지나며 제 작품을 본다니 행복합니다."

김 회장은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를 종이가 아닌 머릿속에 스케치한다. 종이에 손으로 그리면 생각의 속도가 느려져서다. 구상을 마무리하고 나서야 그 내용을 종이에 빠르게 옮긴다.

"디자인이 숙제처럼 돼 버리면 즐거움이 사라지고 머릿속은 백지상태가 됩니다. 오히려 별생각 없이 쉴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구상이 끝나면 주변에 보이는 아무 종이나 구해 그림을 그립니다. 성당의 헌금 봉투, 지갑 속 영수증, 비행기 탑승권…. 무엇이든 상관없죠. 한 번은 메모지 달라는 손님으로 소문이 나 항공사 승무원들에게 스케치북을 선물 받은 적도 있어요(웃음)."

디자이너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이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남길 때'다. 그가 만든 작품들은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더 나아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든다. 드립 기능을 갖춘 텀블러 등 친환경 제품의 경우 지구의 환경 보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디자인의 바탕에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한다고 생각하면서 물건을 만들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품이 나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데 벽에 걸린 문구에 눈이 갔다. 'Design is loving others'. 디자인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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