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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좋아하던 소년, '한국 기록 제조기'로 거듭나다현재 김국영이 보유하고 있는 남자 100m 한국 신기록은 '10초07'이다. 지난 6월 27일, 2017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에서 세웠다. 불과 이틀 전 KBS배에서 작성한 자신의 네 번째 한국 기록(10초13)을 0.06초나 줄였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서는 10초03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뒷바람이 초속 3.4m로 불어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뒷바람이 초속 2m 이상일 때 나온 기록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세게 불었어요. 아쉬운 부분이죠. 육상은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 스포츠예요. 바람 외에 비도 영향을 미쳐요. 트랙이 젖으면 반발력이 떨어지거든요. 또 너무 덥거나 추우면 트랙이 무르거나 딱딱해져 달리기 어려워요."
경기 안양에서 나고 자란 김국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에 발을 들였다. 그전까지는 그저 운동을 좋아하는 활달한 소년이었다. 다섯 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고,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겼다. 달리기를 잘해 축구부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다.
"뛰는 건 언제나 자신 있었어요. 잘하는 걸 하고 싶어 육상부가 있는 관양중으로 전학을 갔죠. 태권도도 재밌긴 했지만, 겨루기하면서 때리거나 맞아야 하는 게 싫더라고요."
하지만 첫 대회 성적은 꼴찌에 가까웠다. 게다가 그해 동계 훈련은 매우 고됐다. 쉬지 않고 뛰어서 관악산 정상에 올라야 했고, 100m 달리기를 연달아 20~30번씩 했다. 육상을 시작한 걸 후회했다.
"지금은 관악산 근처에도 안 가요(웃음). 그래도 그 동계 훈련 덕분에 중 3 때 전관왕을 했어요. 100m 한국 기록이 10초34이며, 20여 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그 무렵 알게 됐어요. 패기 넘치게 '다들 왜 못 깨지? 내가 해야겠다'고 다짐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