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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꿈꾸던 학교가 현실이 되다지난 14일 오전 8시 50분 서울 면동초등학교 1학년 2반 교실. 등교한 아이들이 자리에 가방을 놓고 교실 뒤편으로 달려갔다. 게시판과 함께 벽을 꽉 채운 노란색 유리 칠판에 보드마카로 낙서를 시작했다. '넌 그림을 참 잘 그려.' '사진 찍을 때 좀 웃어봐.' 각자 친구들한테 하고픈 말을 적더니 깔깔댔다. 자세히 보니 책상 위도 전부 화이트보드였다. 유하음 양은 "교실에 스케치북이 가득하다"면서 "마음껏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1·2교시가 끝난 뒤 중간 놀이 시간이 되자, 2~4층에 걸쳐진 1학년 교실 복도가 왁자지껄했다. 가장 큰 함성으로 채워진 3층으로 향하니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복도 전체가 실내 놀이터였다. 학생들은 밧줄을 잡고 경사진 언덕을 오른 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신나게 놀았다. 바로 옆 커다란 미로에서는 술래잡기와 소꿉놀이가 한창이었다.
2층 복도는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독립된 방 느낌을 주는 아늑한 원형 공간들도 들어섰다. 이곳에서 책을 펴든 아이들의 얼굴에서 편안함이 묻어났다. 무대 등 발표 공간으로 디자인된 4층 복도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