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6 03:02:29
서울시내 9개 대학 입학처장단은 교육부의 수능 연기 발표 직후 대학별 고사 일정을 논의했다. 경희대는 이날 18일로 예정됐던 논술고사를 25일로 일주일 미루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향후 일정에 대해 교육부와 조율할 예정이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서울 지역에서만 10여개 대학이 18일 논술고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수능 연기로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다"며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능 채점에 20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6일로 예정됐던 성적통지일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일선 학교와 학원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16일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전국 1180개 고교, 포항 지역의 모든 학교는 휴교한다. 포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학교(고사장 제외)들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등교 여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교 여부·등교 시간은 수능 연기와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은 애초 학교로부터 고지받은 대로 16일 휴교하거나 등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북지역의 한 교사는 "교육부는 당초 고지한대로 휴교하라지만, 교육청에서는 등교하라고 다른 소리를 한다"며 "이 밤중에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큰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수능일 맞춰 컨디션 조절해왔는데…"
이날 밤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재수학원 종강날'이라며 온 교실 가득 버려진 프린트물·문제집 사진이 돌았다. 고3 수험생 김한결(18)군은 "수능 당일을 목표로 쌓아온 리듬과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진 느낌"이라고 했고, 재수생 이모(19)씨는 "일주일 더 미뤄지니 마치 삼수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도 있다. 수험생 김희은(18)양은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 만큼 헷갈리는 개념을 차분히 되짚어 보겠다"고 했다. 교육부의 발표 시점 이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포항 수험생인데 불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수능 딱 하루만 연기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