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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서울둘레길 157㎞ 완주한 가족

2017/11/14 15:57:20

◇서울 한 바퀴 돌며 1년 훌쩍

가족이 서울둘레길 여행을 시작한 건 지난해 6월 6일. 아버지 정원석(45)씨와 어머니 한이경(40)씨는 "가족과 주말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시작한 걷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은 건 지난달 28일. 아들 재원(서울 개운중 1) 군과 딸 재경(서울 성신초 4) 양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면서 "센터에서 '완주 인증서'를 받고 나니 실감도 나고 뿌듯했다"며 웃었다.

가족은 1코스 시작점인 서울창포원에서 출발해 서울 외곽을 시계 방향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았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여름날에는 용마산 고개를 올라 서울 경치를 내려다봤고, 관악산에서는 단풍이 든 가을 숲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듬해 안양천 코스를 걸을 땐 벚꽃잎이 눈처럼 흩날렸고, 북한산 계곡물 소리는 귀를 즐겁게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순조롭지는 않았다. 가족 모두 주말 일정을 비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변수가 많았다. "날씨를 맞춰가며 나서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비가 오면 아무래도 어렵죠. 황사나 미세 먼지가 심한 날도 마찬가지고요. 겨울에는 날이 빨리 져서 목표했던 거리만큼 못 가고 내려온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1년이 넘게 걸려버렸네요."

아버지의 말에 재경 양은 "완주하는 데는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엄마, 아빠랑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재원 군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와 밖에 나와서 하는 얘기가 달랐다"면서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을 때도 둘레길을 걸으며 아빠랑 고민을 나누고 해결법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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