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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과자 냄새 밸 정도로 먹고 또 먹고신 연구원은 올해로 17년째 과자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지금껏 개발에 참여한 과자는 '포카칩' '오!감자' '닥터유 라이스칩' '치킨팝' 등 20여 개다. 이 중 꼬북칩은 그가 가장 공들인 제품이다. 보통 과자 하나를 시중에 내놓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년. 꼬북칩은 기존에 없던 모양을 만들다 보니 공정 과정이 까다로워 이보다 4배 이상의 시간을 더 들여야 했다.
신 연구원 "회사에서 저를 믿고 투자해줬는데 결과물이 빨리 나오지 않아 부담감이 상당했다"며 "밥도 안 넘어가고 잠도 오지 않아 허구한 날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연구만 했어요. 원하는 모양과 맛, 식감을 완성할 때까지 수도 없이 옥수수 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기고 맛봤죠. 퇴근 시간이 되면 온몸에 옥수수 단내가 진동해 대중교통 타기가 민망할 정도였어요."
스낵 제조기가 발달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제과 업체 공장들도 찾아다녔다. 그 결과 옥수수 가루 반죽을 여러 겹으로 말아도 서로 달라붙지 않고, 겹겹마다 양념이 잘 배어들어 가는 원료 배합 비율과 숙성 시간 등을 알아낼 수 있었다. 신 연구원은 "과자 개발 전 찍은 사진과 지금 모습을 비교해보면 그새 확 늙었다"며 "그래도 출시 이후 매달 30억원 정도 팔려 기쁘다"고 했다. 제과 업계에서는 신상품이 월 매출 10억원을 넘기면 히트 상품으로 인정받는다.
"4살, 6살 된 우리 딸들도 꼬북칩 마니아예요.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해서 맛없으면 바로 뱉는데, 꼬북칩은 더 달라고 해요. 동네에서 친구나 아줌마들을 마주치면 '우리 아빠가 꼬부기 과자를 만들었다'며 자랑도 빼놓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