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터 복원까지'… 일본까지 소문난 솜씨
김씨는 기계식 손목시계를 전문으로 수리한다. 배터리 없이 태엽으로 움직이는 순수 아날로그 시계다.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IWC 등에서 제작된다.
"기계식 시계는 여러모로 불편하죠. 우선 시계를 움직여주지 않으면 멈춰버려요. 하루 8시간은 차고 있어야 하죠. 가격도 수백에서 수천만원 정도로 비싸고, 점검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고요. 그래도 기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날로그의 멋이랄까, 그런 거죠."
초침이 멈춰버린 고급 시계들은 김씨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다. 그는 전날 입고됐다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시계를 꺼내 보였다.
"이 시계는 8000만~9000만원 정도 할 거 같아요. 분해할 기회는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한 물건이에요. 이런 시계의 뒤 판을 뜯어서 구조를 찬찬히 살필 때 희열을 느끼죠."
기계식 시계는 5년 정도 지나면 윤활유가 증발한다. 이때부터 부품들이 급속하게 마모된다. 그는 "부품마다 주입해야 하는 윤활유 종류가 제각각 다르다"면서 "손상이 심한 부품은 똑같은 재질로 새로 만들어 교체한다"고 말했다. 시계의 얼굴인 문자판을 새것처럼 복원하는 기술도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