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글빙글 몸을 돌려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한 360도 회전의자 두 개와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는 그늘막이 전부인 배 위에서 정 작가는 연필을 들고 한강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안 작가는 카메라와 드론으로 한강의 다양한 풍경을 촬영했다.
"'저자도'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삼성동 동쪽 한강 가운데에 있던 저자도에는 1960년대까지 사람이 살았대요. 1970년대 들어 압구정동 일대에 고층아파트를 짓는 데 이 섬의 흙을 파다 써서 현재는 섬이 사라지고 없죠. 그런데 배를 타고 저자도가 있던 곳으로 가보니 다시 섬이 생기고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곳이 삼각주(강, 호수의 하구에 형성되는 퇴적물의 집합체)였어요. 몇 백 년 후에는 다시 그곳에서 사람이 살 수도 있겠죠?"(정혜정)
◇"쓰레기로 몸살 앓는 한강… 사랑하는 마음 가졌으면"
두 작가는 한강을 탐구하며 몰랐던 한강의 모습을 하나씩 알아갔다. 한강 밤섬 람사르 습지 근처에 조성된 물고기 인공 산란장이 그중 하나였다.
"한강에 물고기를 양식하는 시설이 있는 거 알고 계세요? 저는 한강을 탐구하면서 처음 알았어요. 물 위에 떠있는 수백 개의 하얀 부표를 보고 뭔가 싶었죠. 근처에 '물고기 인공 산란장'이라는 푯말이 없었다면 몰랐을 거예요. 그동안 참 한강에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고기 산란장 근처에서 수십 마리 물고기 떼가 수면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모습도 봤어요. 한강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안성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