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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형의 자사고 이야기] 2018학년도 하나고 합격 전략

2017/10/10 09:26:43

경쟁률이 떨어지더라도 1단계 통과 커트라인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하나고는 1단계에서 내신 성취도와 출결만으로 2배수 이내 면접 인원 선발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일반전형의 경우 지원자 대부분이 반영 과목 전체 A성취도를 보이며, 커트라인상 동점자 전원 선발 규정에 따라 면접 인원도 2배수 이상이 기본이다. 지난해에도 전체 지원자 중 1단계 탈락자는 약 12%에 불과했다. 일반전형 기준 면접 경쟁률이 여학생은 약 5:1, 남학생은 약 3:1 수준에 육박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사실상 서류와 면접만으로 최종 당락이 결정된 셈이었다.​

하나고 합격 위한 자소서/면접 준비
하나고 자소서는 2015학년도 입시 이후 항목 변화가 없다. 자기주도학습과정, 지원동기, 활동·진로계획, 인성 등 항목 구분을 명확히 한 점과 네 항목 모두가 반드시 포함되도록 서술할 것을 강조한 점이 특징적이다. 항목별 분량 제한은 없지만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전체 1500자 이내다. 우선은 네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쓰되, 가급적 첫 번째 항목(학습과정)에 가장 많은 분량을 배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분량 분배는 개인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장점을 보다 쉽게 부각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게 맞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확장성이 큰 면접 질문을 고려한 소재 선별이다. 소재 변별력에만 치중하다 면접에서 불리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욕심을 버려야 할 순간도 있다. 특히 공부법이나 탐구활동 등을 소재로 다룰 때 소재의 ‘희소성’이나 ‘특별함’보다는 자신에게 체화된 깊이를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남들이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경험이라도 이와 관련한 자기만의 생각이나 연관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식이다. 최근「하나고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보고서」에 나타난 면접관(입학전형위원)들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나치게 자세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많은 경우’, ‘○○학습법 등 자신이 이름 지은 공부법을 명시한 경우’ 등 유형화된 자소서 작성에 대한 문제 지적이 가장 많았다. 책이나 강연, 합격자 자소서 등을 통한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오답을 피한’ 자기만의 서술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고 면접은 지원자 답변에 따라 추가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전향적이다. 단순히 서류내용을 숙지하고 예상 질문을 뽑아 답변을 외우는 식의 면접 준비로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하나고 입시에 참여했던 면접관들 또한 입학전형영향평가에서 아래와 같은 지원자들의 면접 태도를 지적했다.

①질문과 상관없이, 혹은 질문 내용과 동떨어진 정해진 포맷에 따라 답변.
②자소서 등 서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외워서 답변.
③다수의 지원자가 인사, 말투 등 형식뿐 아니라 내용까지도 비슷한 유형으로 답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연스럽지 못한’ 답변들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는 대부분 지원자들이 면접 준비에서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중한 탓이 크다. 마치 체조나 피겨스케이팅에서 예술점수를 무시하고 기술점수에만 신경쓴 경우에 비유될 수 있다. 어디로 뻗어나갈지 모르는 면접관과의 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임을 명심해야 한다. 면접관은 채점 기계가 아닌 만큼 일단은 대화의 진정성 확보가 우선인 것이다. 이는 포장된 것이 아닌 진짜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연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답변을 위한 답변이 아니라 진짜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처음엔 초라하고 왜소해보일지라도 글이나 말을 통해 곱씹어 볼수록 명확해지고 건강해지는 '자기 생각'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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