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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 전교생이 드론 전문가… 익산 용성초를 가다

2017/09/05 16:10:04

◇활기찬 학교생활의 '일등공신' 드론

"어어, 따라잡힌다!" "좀 더 속도를 내!"

지난 4일 오후 용성초 학생들은 다목적실에 모여 드론을 이용한 '꼬리잡기'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공중에서 시속 30~40㎞ 속도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계속됐다. 강방용(40) 교사는 "드론 수업 전 진행되는 몸풀기 게임"이라며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 대회 출전을 닷새 앞두고 있어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연습한다"고 말했다.

용성초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드론 수업을 펼치고 있다. 수업은 지난해 3월 부임한 민완성(50) 교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용성초 학부모 80%는 농업에 종사하는데, 농사일이 바쁘다 보니 주말에도 자식들을 데리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 데려갈 틈이 없다. 민 교장은 바쁜 학부모들을 대신해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자신감과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드론 수업을 마련하기로 했다.

평소 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강 교사가 지도를 자청했다. 학생들에게 쉽고 재밌게 드론을 알려주고 싶어 개인 시간을 쪼개 관련 서적을 뒤적이고 각종 연수에 참가했다. 강 교사는 "주말에 드론 연수가 열리는 곳이라면 서울, 대전, 세종 부산 등 전국 어디든 찾아갔다. 한동안 집에 붙어 있는 시간이 적어 아내가 '하숙생'이라 불렀다"며 웃었다.

다행히 드론을 접한 학생들 반응은 뜨거웠다. 도윤서(6학년) 양은 "학교생활의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한 기분이었다"며 "드론을 배우면서 전보다 다들 웃음이 많아졌다"고 했다. 학생들의 열정이 커질수록 강 교사의 손도 바빠졌다. "하루에도 두세 명씩 '연습하다 고장 난 드론 수리해 달라' '수명이 다한 모터를 교체해 달라'며 찾아왔어요. 드론을 고쳐주려 난생처음 납땜까지 배우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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