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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CCTV 설치율 34%뿐… 없는 곳 어린이 사고 많아

2017/08/24 17:51:25

단속 없는 스쿨존… 과속 차량에 아이들 무방비

스쿨존은 어린이들을 차량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학교 주변 300m 이내에 속도 제한, 주정차 금지 등의 조치를 하는 제도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범칙금과 벌점이 일반도로의 2배로 부과된다.

이날 A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는 2시간 동안 10대 넘는 차량이 시속 30㎞ 이상의 속도로 학교 앞을 지나쳤다. 통행량은 많지 않았지만 5대 중 1대꼴로 과속 차량을 목격했다. 권일현(3학년·가명) 군은 "방과후 수업이 끝나거나 친구랑 놀다 늦은 시간에 나올 때는 차가 더 빨리 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속도 측정판이 없는 학교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서울 종로구의 B초등학교 앞은 차량이 일반도로를 달리듯 빠른 속도로 오갔다. 왕복 4차로인 정문 앞은 과속뿐 아니라 끼어들기 차량까지 더해져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정유진(5학년·가명) 양은 "정문 앞에는 자동차가 많고 버스도 빠르게 달려서 후문으로 등하교한다"고 말했다.

◇전국 스쿨존 10곳 중 7곳 CCTV 없어

지난해 전국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다친 어린이는 510명(경상 200, 중상 310)이다. 목숨을 잃은 어린이도 8명이나 된다. 그러나 스쿨존 내 안전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홍철호(바른정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스쿨존의 CCTV 설치율은 34.6%에 불과했다. 전국에 스쿨존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1만6514곳. 이 가운데 CCTV가 1대 이상 설치된 곳은 5714곳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만800개의 스쿨존에는 과속, 주·정차 단속뿐 아니라 방범용으로 쓰일 CCTV조차 전무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100%), 서울(85.4%), 강원(80.6%), 부산(78.7%) 순으로 CCTV 설치율이 높았다. 반면 전남은 0.5%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역 내 스쿨존이 1019개에 이르렀지만, CCTV가 설치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CCTV가 없는 곳은 사고율 역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전국 CCTV 설치율'과 도로교통공단의 '2016 지역별 스쿨존 내 어린이 사상자'와 비교해본 결과, 학생 수가 많은 서울·경기·부산을 제외하면 전남 지역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고율(7.65%)이 가장 높았다. CCTV 설치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인천(5.49%), 광주(4.90%), 대구(4.90%), 경북(3.92%), 충북(3.92%) 지역이 그 뒤를 이었다. 모든 스쿨존에 CCTV 설치가 설치된 세종(0.78%)은 전국 17개 시·도 중 사고율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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