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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떠나는 학생 잡아라… 시골의 반격 '군립 학원'

2017/08/25 03:12:00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1440만명이던 청소년 인구(6~21세)는 올해엔 846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인구절벽' 현상은 군 단위 지자체에서 더 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찾아 대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참외 농사로 부농(富農)이 많은 성주군도 2013년 3472명이던 학생 수가 올해 2801명으로 떨어졌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점점 사라지면서 이러다간 군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절박감이 들었다"면서 "고교 때까지만이라도 학생들이 남아줘야 지역 경제가 돌아가고 군에도 활기가 돌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학부모들 "군립학원 세워라" 으름장

전북 순창군은 2003년 군립학원 '옥천인재숙'을 세운 이후 학령인구 유출이 누그러졌다고 자평한다. 한충희 순창군청 주무관은 "예전에는 학령인구의 30% 정도가 대도시로 빠져나갔지만 군립학원 설립 이후엔 20% 정도로 완화됐다"고 말했다.

강원 횡성군에선 2011년 '인재양성원' 설립을 놓고 한바탕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역 학원단체와 일선 교사들이 반대해 군립학원 설립이 무산될 뻔했던 것이다. 당시 군청엔 매일같이 반대 민원이 쏟아졌다. 그러자 횡성군 학부모들이 "군립학원 안 세우면 우리는 다 (인근 대도시인) 원주시로 이사 가겠다"고 들고일어났다고 한다. 횡성군청 관계자는 "민심에 놀란 당시 군수가 관내 학교를 일일이 방문하고 설득한 끝에 예정대로 군립학원을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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