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
비어만의 대표작 '책 먹는 여우'는 우리나라에서만 80만 부가 팔린 그림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소금과 후추를 뿌려 '꿀꺽' 먹어 치우는 여우 아저씨가 주인공이다. 어린이 뮤지컬과 국악극으로도 제작될 만큼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2년 전 출간된 후속작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도 벌써 10만 부를 넘겼다.
"늘 한국을 생각했어요. 4년 전에 한국에 와본 적이 있지만 짧게 있다 가서 아쉬웠죠. 이번에야 비로소 한국 문화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비어만 가족은 자동차를 한 대 빌려 무작정 길을 달렸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차를 세웠다. 며칠씩 한 도시에 머물기도 했다.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사도 가보고, 평창올림픽이 열릴 스키장도 미리 봤어요. 산골 계곡에서 시원하게 수영도 하고, 안동에 가서는 한옥스테이를 했어요. 경주에서는 자전거를 빌려서 이곳저곳 다녔어요. '신라'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알게 됐지요."
여행하는 동안에는 음식도 거의 한식으로 챙겨 먹었다. 맛이 기가 막히다고 소문난 횟집에 가서 뚝딱 회를 먹어치웠고, 안동에서는 찜닭을 먹었다. 비빔밥과 불고기, 숯불구이도 자주 먹었다. 한국말을 전혀 몰랐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비어만은 "휴대폰 번역기가 도와줬고, 그것도 안 될 땐 손과 발을 동원했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준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덕에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한국어를 여섯 마디밖에 못하지만, 다음에 올 땐 실력을 좀 더 높여 오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