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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여러분! 소리 친구 구하러 떠나요"

2017/08/10 16:29:54

어린이 관객, 무대 위를 누비는 주인공!

'황금빛 언덕의 모험'은 서울문화재단이 여름방학을 맞아 준비한 '2017 예술로 상상극장' 공연 중 하나다. 유·초등생 대상인 이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4개 공연은 전부 관객 참여형. 특히 '황금빛 언덕의 모험'과 '시르릉비쭉할라뽕'에서는 관객이 곧 배우가 된다. 우리나라 아동극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예술감독을 맡은 임도완(57)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공연 형태"라며 "어린이 관객 전부를 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는 처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실 아이들이 어른처럼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히, 집중해서 보기란 어려워요. 어둡고 큰 극장을 무섭게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무대와 객석을 넘나들고, 배우와 소통할 수 있도록 작품과 무대를 구성했어요."

이날 공연은 시작도 독특했다. 예정된 시작 시각 15분 전, 배우들이 나와 자리에 앉은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길쭉이가 도장 한번 찍어볼까?" 아이들 손등에 파란색 수염 모양 무늬와 모험가라는 글자가 찍혔다. "무슨 의미지?" "우리가 모험가인 거야?" 공연장이 시끌벅적해졌다.

조명이 살짝 어두워지자 두 배우는 무대로 향했다. 집게, 젓가락, 유리컵, 고무장갑, 프라이팬, 주걱, 석쇠, 물병, 만두 찜기…. 부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로 신나게 연주했다. "드륵드륵 촥촥 땡땡 따그락따그락 띡." 우스꽝스러운 몸짓도 곁들였다. 어린이들이 배꼽 잡고 웃었다. "으헤헤, 하하하!"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자 아이들은 배우들과 탐험에 나섰다. 각자 찾은 보물 주머니를 목에 걸고, 황금빛 언덕을 지키는 세 명의 문지기와 대결했다. 어깨를 잡고 두 줄 기차를 만들어 무대와 객석을 누비며 다른 미션도 차례로 통과했다.

어둠의 숲을 지나 마침내 소리 친구들을 구한 어린이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야 호!" 한 아이는 탄식하듯 내뱉었다. "벌써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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