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LA카운티 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문정왕후 어보가 원래 자리인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한국 시민단체의 승리다.'
지난 2013년 미국 유명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된 기사의 한 구절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가 4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LA카운티 박물관 측으로부터 문정왕후 어보 환수 결정을 받아 낸 직후였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17년,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국전쟁 전후 해외로 유출된 문정왕후 어보가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어보는 왕과 왕비 등을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이다. 과거 왕실의 권위를 상징했던 물건인 만큼 사료적 가치가 크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귀중한 문화재라 한시라도 빨리 환수받고 싶었다"며 "미 국무부가 작성한 기록을 통해 우리 어보가 한국전쟁 당시 약탈당했음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증거 자료를 수집했다"고 했다.
단체는 문정왕후 어보의 반출 경위를 파헤치던 중 결정적인 환수 근거를 찾아냈다. 미국 연방법 2314조에 따라 5000달러 이상의 물건이 미국에 들어올 때는 정식으로 세관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문정왕후 어보는 세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어보가 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불법적인 물건이라는 증거가 됐고, 2013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환수가 결정됐다.
100여 년 만에 귀향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