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0 16:40:22
◇2018학년도 서울대 수시 ‘소소한 변화’는?
하지만 올해 입시에서 달라진 건 분명히 있다. 안 본부장은 이를 “소소한 변화”라고 했지만, 서울대를 지원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꼭 챙겨봐야 할 것들이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가 올해부터 심층면접을 한다. 지난해까지 자유전공학부는 2단계 평가에서 1단계 서류평가와 면접 및 구술고사를 별도의 배점 없이 종합평가했지만, 올해는 1단계 성적 50%, 면접 및 구술고사 50%로 뽑을 예정이다.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접 및 구술고사’는 현장에서 제시문을 받아 15분 내외로 발표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 자유전공학부는 일반면접을 했다. 문제는 짧은 면접시간이었다. 안 본부장은 “자유전공학부에는 문과와 이과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개성이 뚜렷한 지원자가 많이 몰린다. 융합 관련 필수과목도 많아 입학 후 학생들의 학업 부담이 크다. 학과 교수들이 짧은 면접 시간으론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대학의 지구환경과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식물생산과학부, 응용생물화학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는 면접 및 구술고사의 ‘제시문’을 바꿨다. 예컨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의 경우 학과 이름(바이오)이 주는 인상으로 인해 생물과목만 이수한 지원자들이 몰렸는데, 올해는 ‘물리, 화학’ 관련 제시문이 주어진다. 제시문은 과학Ⅱ 수준으로 예상된다.
안 본부장은 “학과 이름이 주는 선입견 탓에 기초학업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다”며 “지원할 학과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면접 및 구술고사 제시문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고교 교과과정 안에서 깊은 생각이 필요한 문항을 만들어 친구들과 토론학습을 해보거나 자연과학 이론이나 관심 주제에 대해 문제를 설정하고 발표하는 것도 면접 및 구술고사를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수시 일반전형에서 동양화과, 조소과, 디자인학부(실기 미포함 전형) 등 미술대학 일부 학과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변경됐다. 올해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첫 모집에 나선 음악대학의 국악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정시모집 과학Ⅱ+Ⅱ가산제 없애고, 영어 ‘차등 감점’
정시모집은 ‘과학Ⅱ+Ⅱ 가산점’ 폐지와 수능 영어영역 차등 감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우선 2017학년도 정시모집까지 적용해온 과학Ⅱ+Ⅱ 가산점제도는 올해부터 폐지된다. 서울대는 고교에서 ‘과학Ⅱ’를 두 과목 이상 이수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해왔다. 올해 이를 폐지한 건 과학Ⅱ가 과목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제기돼 왔고, 일선 고교에서 과학Ⅱ 과목을 두 개 이상 개설한 학교가 드물다는 점 때문이다.
안 본부장은 지구환경과학부를 예로 들면서 “학과에서 요구하는 ‘지구과학Ⅱ’를 고교생들은 사실상 독학으로 이수해야 한다”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현실을 감안했다. 안 본부장은 “과학Ⅱ+Ⅱ 가산점제도를 폐지키로 한 건 고교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서울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그러나 ‘수시모집’에 응시할 경우엔 과학Ⅱ 과목을 이수해야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Ⅱ를 두 과목 이상 개설한 학교에 다닌 학생은 과학Ⅱ 과목을 최대한 이수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학교에서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있는데도 이수하지 않았다면 수시모집에선 이를 분명히 고려할 요소”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 수능 영어영역은 반영하지 않는 대신 2등급부터 0.5점씩 감점키로 했다. 정시 일반전형에서 수능영역별 반영비율은 ‘국어 100, 수학 120, 탐구 80’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영어영역 반영비율은 100이었다.
안 본부장은 2018학년도 서울대 입시를 대표할 키워드로 ‘학종’을 첫손에 꼽았다. 안 본부장이 강조하는 서울대 학종은 양보다 질, 겉모습보다 내실, 행동보다 몰입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여건에 개의치 말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과정’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학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얼마나 제공하느냐 여부는 서울대 학종의 평가요소가 아닙니다. 학교마다 제공하는 활동기회는 여건에 따라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활동의 종류와 개수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학부모들은 서울대가 고교 유형이나 명성에 따라 차등평가를 할 것이라는 의심을 놓지 못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자신(혹은 자녀가)이 다니는 고교가 ‘최고의 학교’라고 생각하고 충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면, 우리가 먼저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