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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년 국내 철도 역사가 한눈에
"여러분에게 조금은 생소한 모양의 기차가 보이죠? 이건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실제 이용했던 대통령 전용 기차예요. 2001년까지 운행됐던 이 열차를 2014년 이곳으로 옮겨와 그대로 복원했답니다."
권혜운(46) 해설사가 박물관 야외 전시장 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열차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왜 기차가 두 대예요?"
황민규(6학년) 군이 번쩍 손을 들며 질문했다. 권 해설사가 말을 이어갔다.
"좋은 질문이에요. 같은 모양의 기차를 두 대나 운행한 건 경호 때문이에요. 어느 쪽에 대통령이 타고 있는지 모르게 하기 위해서죠. 여러분이 보는 방향에서 왼쪽에 있는 기차가 대통령이 탔던 기차랍니다. 오른쪽에는 경호원들이 타고 있었어요."
박물관 내부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1899년 9월 18일 운행을 시작한 국내 첫 열차인 '모갈1호'에서부터 100여 년간 이어진 철도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철도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사진과 기사를 비롯해 각종 기차표와 철도 신호 시설도 시대별로 전시돼 눈길을 끈다.
이 중에서도 아이들은 축소 제작한 열차를 운행하는 '철도모형 디오라마'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당시의 서울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그 안에 시대별 기차들이 운행하는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이다. 정서윤(4학년) 양은 "지금은 운행되지 않는 열차들이 한꺼번에 도시를 달리는 모습이 신기했다"면서 "KTX밖에 타보지 않았는데 알록달록한 옛날 열차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