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다양성 갖춘 과학도 원해…일반고 출신 주목한다”

2017/07/13 14:59:21

◇특기 입증 자료는 5개만…해외고 출신도 지원 가능
20명을 선발하는 수시 특기자전형은 지난해 신설했다. 성적에 관계없이 특정 분야에 뛰어난 인재를 뽑기 위함이다. 2017학년도에는 이를 통해 SW(소프트웨어) 개발이 돋보이는 학생, 창업 역량 뛰어난 학생,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 등이 입학했다. 1단계는 서류 평가로 특기의 우수성부터 학교생활 충실도, 발전 가능성 등을 두루 평가한다. 이를 통과한 2배수 인원이 2단계 면접을 치른다. 면접에서는 특기 역량과 잠재력, 사회적 역량을 중점적으로 본다. 서류 평가 60%와 면접 평가 40%를 합쳐 합격자를 가린다.

올해는 특기자전형 서류 평가에 변화가 있다. 작년엔 수상 경력 등 특기를 입증하는 자료를 최대 10개까지 제출하도록 했으나, 올해는 5개 이내로 제한한 것이다. 신 입학처장은 “10개 중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10’이라는 숫자에 부담을 갖고 불필요한 추가 준비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올해 지원자들은 양(Quantity)이 아닌 질(Quality)에 중점을 두고 자기 강점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면 됩니다. 수상이나 연구 개수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원 자격도 확대했다. 지난해까지는 특기자전형에 국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만 지원 가능했으나, 올해는 해외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에게도 문을 열었다. 신 입학처장은 “자기만의 출중한 재능을 갖추고 해외 학교를 졸업한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했다.

수시모집 전형에는 일반전형과 특기자전형 외에도 학교별 2명을 추천받는 학교장추천전형(80명)과 농·어촌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고른기회전형(40명)이 있다. 정시모집도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만 반영하는 수능우수자전형으로 20명을 선발한다. 반영 영역은 국어·수학(가형)·영어·과학탐구(2과목)·한국사다. 영역별 가중치는 적용하지 않는다. 국어와 수학(가형)은 표준점수를,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별 점수를 각각 활용한다. 과학탐구(2과목)는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표준점수로 평가하며, 서로 다른 교과의 ‘I+II’ 또는 ‘II+II’로 조합해야 한다. 따라서 ‘화학 I+화학 II’처럼 동일 과목을 선택하거나 ‘물리 I+화학 I’처럼 과학 I 과목만 선택하는 경우는 허용하지 않는다. 그 밖에 외국에서 3년 이상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외국고전형으로 40명을 선발한다. 신 입학처장은 “서류 전형만 예정돼 있으나, 지원자에 따라 필요 시 면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고 등 다양한 지원자 원해
카이스트 신입생 총 750명은 학과 구분없이 입학한다. 1년간 여러 강의를 듣고 1학년 말에 전공을 고른다. 학과별 정원 제한이 없어 원하는 전공에 진학 가능하다. 학문 트렌드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근래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전산학부다. 그 외 ▲물리학과 ▲수리과학과 ▲화학과 ▲생명과학과 ▲기계공학과 ▲항공우주공학과 ▲전기및전자공학부 ▲건설및환경공학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산업디자인학과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생명화학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기술경영학부가 있다.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세부 전공을 택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생겼다. 융합인재양성 무학과 트랙(가칭)을 택하면, 4년을 무학과로 이수할 수 있다. 신 입학처장은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트랙”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여러 학과가 있지만, 20년 후에도 이 학과들이 존재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폭넓은 분야를 두루 공부하며 탄탄한 기초를 쌓은 학생이라면 어떤 미래를 맞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원하는 분야가 뚜렷한 학생들은 기존 전공을 택하면 됩니다.”

카이스트는 한국과학기술원법(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므로 교육부 산하의 일반대학과 달리 수시 지원 6회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시모집 시에도 가·나·다군에 상관없는 군외 모집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많은 일반고 학생에게 카이스트는 선택지 밖에 있는 학교다. 과학 영재가 모인 특별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입학하더라도 영재 교육을 받은 동기들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로 2017학년도 카이스트 신입생 중 74%가 영재고와 과학고 출신이었고, 일반고 출신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 입학처장은 이 같은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일반고 학생이 카이스트에서 탁월한 실적을 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입학 전 걱정이 많지만, 곧잘 적응합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관심 가진 다재다능한 학생들이 많아 학업 분위기에 활기를 줍니다. 과학·수학에만 매진하는 학생보다는 여러 분야에 관심 가진 학생이 앞으로 더 훌륭한 연구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해 입시에서는 일반고 학생을 포함, 예년보다 더 다채로운 경험과 재능을 갖춘 학생들을 눈여겨볼 계획입니다.”

그가 특히 염두에 둘 역량은 의사소통능력이다. “지금 과학계는 팀 단위로 업무를 진행하는 연구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팀 프로젝트에는 의사소통능력과 사회성이 중요합니다. 외국인과의 소통(영어), 과거 사람과의 소통(독서), 컴퓨터와의 소통(프로그래밍) 등 여러모로 고려할 생각입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