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2 16:14:50
◇논술 일정 변화…출제경향은 유지
또 하나의 변화로는 논술고사를 치르는 일반전형을 들 수 있다. 연세대는 지금까지 수능 이전에 실시하던 논술고사를 수능 이후로 옮겼다. 이 역시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다.
“’수시 납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것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의 경우 여파가 컸지요. 길게는 일주일가량 수험생이 영향을 받게 되므로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치러 수험생이 수능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도와주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시험을 볼 경우 소위 강남학원에서 이뤄진다는 일주일 논술 특강 등이 성행할 것 같아 수능 이튿날인 11월 18일(토)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최근 논술전형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서울 주요 대학이 많아졌지만, 연세대는 현재 고1까지는 논술전형을 유지할 생각이다.
“3년 예고제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통지했듯이 2020학년도까지는 논술전형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특기자전형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글을 잘 쓰거나 생각이 논리적인 학생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이런 우수한 학생을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논술전형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학교에서는 축소한다고 들었는데, 대신 저희는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논술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할 계획입니다.”
논술의 출제경향은 기존의 방식을 유지한다. 공교육 정상화 정책에 발맞춰 고교 교육과정 범위에 충실한 문제를 낸다. 연세대는 논술전형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을 위해 2016학년도, 2017학년도 기출문제와 해설본은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동영상 풀이와 특강도 계획 중이다. 김 처장은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본교의 기출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살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때 제시문을 보고 바로 문제를 풀기보다는 출제의도가 무엇일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그는 “출제의도에 맞는 글을 썼느냐가 채점의 핵심”이라며 “자신이 아는 제시문이 나왔다고 섣불리 글을 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모범답안을 통해 정확한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기자전형 모집인원 축소
특기자전형은 2016년에 발표한 계획대로 모집인원을 축소한다. 올해뿐만 아니라 2019학년도, 2020학년도에도 모집인원을 줄일 예정이다. 아울러 2017학년도까지는 고등학교 재학 중 교과등급이나 심화교과 이수 여부 등이 포함된 지원자격을 설정했으나, 올해는 이것을 폐지한다. 자신의 특기역량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김 처장은 “특기자로서의 특기 역량은 수험생이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고 봤다”며 “앞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해 특기자전형을 일정부분 흡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특기자전형은 국내고교 출신자의 경우 교외실적을 배제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활용한 서류평가를 한다는 측면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교과 성적 수준과 비교과 준비 상황에 맞춰 유리한 전형을 선택ㆍ활용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시에서는 국제계열 모집을 신설한다. 이전까지는 수시모집에서 특기자전형으로만 선발하던 언더우드국제대학의 모집인원 중 15명을 정시모집에 배정해 뽑는다. 또한 올해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됨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시 반영 방법이 변경된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 전형의 경우 영어 2등급(체능계열 3등급) 이내를 기준으로 하며, 정시에서는 표준점수 최대 200점에서 1등급 100점으로 조정하고 등급 하향에 따라 감점한다.
김 처장은 “2018학년도는 입학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고교현장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형을 설계했다”며 “정시의 경우 본교는 타 대학과의 중복합격이 많아 충원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일단 합격하자는 생각으로 하향지원하기보다는 도전을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