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1 02:13:51
성동공고 1학년 학생 38명은 지난달 9박 10일간 유럽 4개국으로 해외 선진 기술 연수를 다녀왔다. 체코 스코다 자동차 공장,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직업학교와 독일 벤츠 박물관, 상공회의소(IHK) 직업훈련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 유럽 연수에 든 1억2000만원 비용은 모두 동창회 선배들이 댔다.
◇"후배들이 주눅 들어서야…"
학생들의 해외 연수는 지난 2015년 부임한 강연흥 교장이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모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엎드려 자는 학생이 많았고, 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공고인데 취업률은 50%대에 그쳤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강 교장이 "학교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입한 여러 사업 중 하나가 우수 학생들을 유럽 연수 보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독일 등 선진 기술 현장을 보여줘 기술인으로 자부심을 길러주자는 취지였다. 그때부터 강 교장은 동창회 선배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구했고, 선배들의 화답이 이어졌다.
성동공고는 고교로는 드물게 동문들이 설립한 장학재단 '성동장학회'가 있다. 동문들은 장학기금 외에도 매년 1억원씩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강 교장의 요청을 받은 류덕희(79) 경동제약 회장, 김영국(73) 동성정밀엘엑스 회장, 정창현(72) 제이에스엔지니어링 회장 등 대선배들이 과감하게 연수비 전액을 쾌척했다.